[한경·네이버 FARM] 박노은 상미원 대표 "아프리카에 '호접란' 전수… 꽃으로 가난 해결할 것"

입력 2017-09-07 19:32  

1986년부터 독학한 화훼
국내 유일 호접란 대량 생산
"잠비아·베트남에 기술 이전"



[ 홍선표 기자 ]
호접란(胡蝶蘭)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난초다. 활짝 핀 꽃잎이 나비를 닮았다고 해서 ‘나비 접’이 이름에 붙었다. ‘행복이 날아온다’는 꽃말을 갖고 있다. 한 번 꽃이 피면 두 달에서 길게는 석 달까지 지지 않는다. 실내에서도 잘 자라 선물용으로 인기다.

충남 태안군에서 30년 동안 호접란을 키우고 있는 칠순의 ‘호접란 명인’을 지난달 찾아갔다. 박노은 상미원 대표(70·사진)다. 그는 호접란 묘목을 전부 수입해 기르던 1990년대부터 국산 품종 개발에 매달렸다. 지금까지 그가 개발한 품종은 모두 12종. 이제 러시아 베트남 잠비아 등 가난한 외국 농민들에게 자신의 재배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박 대표의 꽃 인생 스토리를 들어봤다.

서해에서 2.5㎞가량 떨어진 태안군 태안읍 송암1리에 자리 잡은 야트막한 언덕.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자 2층 온실들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서울 송파구와 경기 남양주시에서 화훼농사를 짓던 그는 1988년 보름가량 전국을 누빈 끝에 이곳을 새로운 터전으로 정했다. 그는 “바다쪽으로 튀어나온 태안반도는 해양성 기후라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 꽃을 키우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상미원은 온실 600평(1980㎡), 조직배양실 100평(330㎡), 순화실(옮겨 심은 묘목을 자연광에 적응시키는 공간) 100평(330㎡) 규모로 구성돼 있다.

박 대표가 꽃 농사를 시작한 것은 서른두 살이던 1979년부터다. 호접란을 키운 것은 1986년부터다. 호접란이 국내에 본격 소개된 지 2~3년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익숙한 꽃 대신 낯선 화초를 기르기로 선택한 이유가 뭘까. “호접란은 육종이 쉬운 식물이에요. 새로운 품종이 굉장히 많아요. 원종(原種·자연 상태의 종)만 해도 100종이 넘어서 서로 교배시키면 다양한 품종을 얻을 수 있어요. 화훼식물로 적합하죠. 사람이 일반적으로 생활하는 온도에서 잘 자라고 그늘을 좋아해서 집안에서 키우기에도 딱이에요.”

박 대표는 국내에서 호접란 재배의 1인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 호접란 묘목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곳은 상미원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10만 그루의 묘목을 화훼농가에 판매한다. 2000년대 중반에는 한 해 50만~60만 그루의 묘목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박 대표는 몇 년 전부터 자신의 재배 기술과 노하우를 외국 농민들에게 전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직 화훼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외국의 농민들에게 호접란 재배 기술을 알려주면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2013년 아프리카 중남부에 있는 잠비아를 찾은 게 시작이었다. “호접란이 원래 열대지방에서 온 꽃이라 더운 곳에서 잘 자라요. 아프리카에서도 당연히 잘 자라죠. 잠비아에 갔더니 호접란이 있긴 한데 다 네덜란드에서 수입해온 거예요. 거기는 재배 환경은 좋은데 기술이 없어서 꽃을 못 기르고 있어요. 제가 몇 년만 제대로 가르치면 그쪽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난 7월엔 나흘 동안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를 다녀왔다. 고려인(러시아 등에 사는 동포)들에게 호접란 키우는 법을 전수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11월엔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농업 연구기관 AHTP의 초청을 받았다. 베트남 호찌민에 보름가량 머물며 농업 연구자와 농민들에게 호접란 재배 기술을 전수했다.

태안=FARM 홍선표 기자

전문은 ☞ m.blog.naver.com/nong-up/221078789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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